와인/와인 시음기

[그리스] 수령 150년의 포도나무에서 딴 포도로 만든 - Estate Argyros Assyrtiko 2016

까브드맹 2018. 4. 15. 04:00

에스테이트 아르기로스 아씨르티코 2016

에스테이트 아르기로스(Estate Argyros)의 아씨르티코(Assyrtiko) 2016은 그리스의 에게해 제도(Aegean Islands)에 있는 산토리니(Santorini) 섬에서 재배한 아씨르티코 포도로 만든 PDO(Protected Designation of Origin)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산토리니 PDO

반달 모양의 화산섬인 산토리니는 전 세계에서 비슷한 예를 찾을 수 없는 독특한 떼루아를 갖고 있습니다. 테라(Thera) 화산의 화산토로 구성된 산토리니의 흙은 용암과 화산재, 속돌로 이루어져서 유기물이 전무한 다공성의 화산토입니다. 섬 지역 특유의 지중해성 기후지대로 겨울에는 평온하고 여름에는 서늘하며, 가뭄이 잦고 멜테미아(meltemia)라는 이름의 강한 바람이 붑니다. 강수량이 매우 적어서 포도의 생장에 필요한 수분은 여름에 몰려오는 바다 안개로 해결합니다.

질병과 기타 위험으로부터 포도나무를 보호해 주는 독특한 생태계의 영향을 받는 산토리니의 포도밭은 필록세라로부터 안전합니다. 사실 필록세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산토리니의 포도밭은 자체적인 면역 체계를 갖추고 있죠. 필록세라가 번식하려면 최소 5%의 점토가 필요하지만 산토리니의 토양에는 점토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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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양에 필록세라가 없기에 보통 15~20년 주기로 포도나무 윗부분인 칼라티(kalathi)를 교체하고 뿌리는 보존합니다. 그래서 땅 위로 나온 부분의 수령이 수십 년인 반면에 뿌리의 나이는 수세기에 달하는 포도나무도 있습니다. 이는 산토리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현상입니다. 또한 바람으로 인한 토양 부식을 막으려고 가파른 언덕 지형에 페줄레스(pezoules)라 부르는 테라스를 만듭니다. 이 테라스를 만들려면 실로 엄청난 노력이 소요되죠.

강한 바람과 뜨거운 햇볕을 피하고 수분을 보존하기 위해 포도 덩굴을 땅바닥에 바구니 모양으로 말아서 키웁니다. 포도송이는 그 바구니 안쪽에서 자라죠. 이러한 재배 방식을 바구니를 뜻하는 쿨루라(kouloura)라고 합니다.

2. 와인 생산자

1903년에 설립된 아르기로스 에스테이트는 산토리니 티라(Thira) 지방의 메사 고니아(Mesa Gonia)에 있는 에피스코피(Episkopi) 교회에 딸린 30헥타르의 포도밭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포도밭에는 평균 수령 70년의 포도나무들이 자라며 가장 오래된 것은 150년이 넘죠. 이 나무들은 필록세라가 유럽에 퍼지기 전에 재배했던 순수 유럽종 포도나무로 미국종 포도나무와 접목하지 않은 것이라고 합니다. 현재 창립자의 4대 후손인 매튜 아르기로스가 운영하면서 아씨르티코와 아이다니, 아티리, 마브로트라가노 같은 산토리니 토종 포도로 품종의 순수한 특성이 드러나는 와인을 생산합니다.

 

 

3. 와인 양조

평균 수령 150년의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아씨르티코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포도의 80%는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조에서, 20%는 500ℓ 크기의 프렌치 오크통에서 양조하죠. 2~3회 정도 사용한 중고 오크통에서 5개월간 숙성합니다. 사용한 포도인 아씨르티코에 관한 정보는 하단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산미가 좋고 둥글둥글 부드러운 맛을 보여줍니다. 지방이 많은 생선구이, 닭고기와 칠면조 같은 가금류, 돼지고기, 훈연 치즈 등과 잘 맞습니다.

2017년 7월 3일에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