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그리스] 검은 과일과 그을린 나무의 어두운 향 - Tsantali Maronia Mavroudi 2013

까브드맹 2018. 4. 3. 06:00

찬탈리 마로니아 마브루디 2013

찬탈리(Tsantali)의 마로니아 마브루디(Maronia Mavroudi) 2013은 그리스 북동부의 트라케(Thrace) 지방에 있는 이즈마로스(Ismaros) PGI에서 재배한 마브루디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찬탈리

찬탈리 가문은 1890년부터 포도를 재배했습니다. 2세대 와인 양조가인 에반젤로스 찬탈리는 그리스 와인 양조 역사상 가장 카리스마적인 인물 중 한 명으로 지역에서 운영하던 가족 사업을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진 회사로 빠르게 성장시켰죠. 찬탈리 철학의 핵심은 포도밭입니다. 아토스 산, 랍사니, 할키디키와 마로니아처럼 북부 그리스에서 가장 섬세한 포도밭 일부의 지력을 회복한 일은 찬탈리 가문이 꿈꾸었던 결과입니다. 찬탈리 가문의 헌신적인 노력과 전략적인 투자 덕분에 오늘날 그리스 와인의 중요한 전통이 안전하게 지켜졌고, 생물적 다양성과 토종 품종이 보존되었습니다. 긴 세월 동안 축적된 경험의 유산이 오늘날 찬탈리 가문의 3세대와 4세대 계승자에게 계속 이어지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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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로니아 마브루디

찬탈리의 마로니아 마브루디는 이즈마로스에서 수확한 마브루디 포도 100%로 만듭니다. 9월 중순에 포도를 손으로 수확한 다음 줄기를 솎아내고 가볍게 으깹니다. 일반적인 레드 와인 양조법에 따라 8~10일간 알코올 발효한 후 젖산 발효까지 마치고 300ℓ 용량의 프렌치 오크통에서 8개월간 숙성하죠. 이때 새 오크통을 25%, 중고 오크통을 75% 사용합니다. 병에 담은 후에 다시 최소 4개월간 숙성해서 와인을 안정시킨 다음 시장에 출시합니다. 생산량은 연평균 8,000병입니다.

마브루디 포도의 이름은 그리스어로 검정을 뜻하는 "마브로(Mavro)"에서 유래했습니다. 포도색이 진해서 거의 검정에 가깝기 때문이죠. 이런 진한 색이 마브루디의 재배량이 적은 데도 어두운 빛의 레드 와인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하는 이유입니다. 마브루디 포도는 단일 품종 와인이나 다른 포도와 섞은 혼합 와인으로 만들며, 포도가 가진 강렬한 개성은 와인 양조자가 와인을 만들 때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게 만듭니다.

마브루디는 그리스의 북쪽 끝인 북부 그리스와 남쪽 끝인 펠로폰네소스(Peloponnese) 반도에서 주로 재배합니다. 마브루디 와인은 약간 무거운 향과 달콤하고 풍부한 맛, 다소 묵직한 탄닌을 가졌습니다. 따라서 와인이 가진 잠재력이 가장 눈부시게 빛나는 시기까지 도달하려면 일정 기간 숙성할 필요가 있죠. 마브루디 포도가 여전히 그리스 포도밭의 미개척 분야인 것은 사실이지만, 와인 품질은 "잘 알고 있는" 와인 양조자를 취하게 할 만큼 매력적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루비색이지만 주변부에 살짝 퍼플 기운이 있습니다. 강한 오크와 허브 향이 풍기며, 스모크(smoke)와 검은 과일의 어두운 향이 퍼져 나옵니다. 레드커런트 같은 붉은 색 과일 향도 살짝 피어나고요. 말린 자두인 프룬(Prune)과 꿀의 그윽한 단 향도 풍깁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분 좋은 나무 향에 살짝 마른 과일의 달콤한 내음, 코코아와 커피의 어둡고 고소한 향도 흘러나옵니다.

부드러운 탄닌을 지닌 미디엄 바디의 와인입니다. 맛에선 검은 과일의 풍미가 강합니다. 서양 자두(Plum)의 진한 풍미 속에 살짝 블랙커런트의 모습이 느껴지네요. 오크와 그을린 나무의 무겁고 그윽한 풍미가 있고, 미세한 제비꽃 풍미도 감지됩니다. 여운은 길게 이어지고, 그 속에서 검은 과일과 나무 풍미가 기분 좋게 느껴집니다.

구운 양고기, 기름기 많은 소스에 푹 삶은 소고기 요리, 꼬꼬뱅 같은 닭 요리, 바비큐 등과 잘 어울립니다.

2016년 4월 21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