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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오크통에서 숙성되는 호박색 생명수 - 위스키 제조 방법

까브드맹 2018. 3. 18. 13:30

위스키는 보리(Barley), 밀(Wheat), 호밀(Rye), 옥수수(Corn) 등의 곡물이 원료입니다. 보리를 주재료로 만드는 몰트 위스키(Malt Whisky)의 제조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먼저 대맥(大麥)을 싹 틔운 몰트에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캐낸 이탄(泥炭)으로 훈향(薰香)하면서 말립니다. 훈향한 몰트를 당화(糖化)한 후에 효모를 넣고 발효해서 맥주와 비슷한 발효액을 만듭니다. 위스키 양조 과정 중에서 증류 단계 전까지는 맥주를 만드는 과정과 거의 비슷합니다. 다만 발효할 때 단백질을 제거하고 쌉쌀한 풍미를 내주는 홉(hop)를 넣지 않는 점이 다르죠.

2. 발효액을 단식증류기로 2회 증류하는데, 첫 번째 증류 과정을 거친 증류액을 로우 와인(Low Wine)이라 하고 두 번째 증류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스피릿(Spirit)이 됩니다. 스피릿은 독주(毒酒, 高度酒)를 말하며 특정한 종류의 술을 뜻하는 건 아닙니다. 증류기에서 빠져나온 증류액은 몰트를 이탄으로 훈향했기 때문에 매캐한 연기 냄새가 납니다. 그래서 연기 냄새를 줄어들게 하고 맛을 향상하기 위해 오크통 속에 넣어서 최소 3년에서 12년까지 숙성합니다. 물론 그 이상 숙성하기도 하지만, 몰트위스키는 대개 8년에서 12년 사이에 최고의 맛과 향과 힘의 균형(Balance)이 나오기 때문에 보통 12년 정도 숙성한 제품이 많습니다. 법적으로는 최소 3년만 숙성하면 됩니다. 

(이 정도만 숙성해도 위스키의 제맛을 느끼기엔 충분하다는 거죠)


3. 위스키를 숙성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은은한 멜론색에서 점차 짙은 갈색으로 변합니다. 만약에 색이 충분히 우러나오지 않으면 더 좋은 색을 내기 위해 캐러멜을 탈 수도 있습니다. 이건 법적으로 허용된 거죠. 이렇게 숙성이 끝났을 때, 보리가 아닌 다른 곡물로 만든 것과 혼합하는 스카치위스키가 있고, 순수한 스코틀랜드 보리로만 만드는 스카치위스키가 있습니다. 전자를 블렌디드 위스키(Blended Whisky), 후자를 퓨어 몰트 스카치위스키(Pure Malt Scotch Whisky)라고 합니다. 퓨어 몰트 스카치 중에서 한 곳의 증류소에서만 나온 증류액만 사용해서 만든 것을 싱글 몰트 위스키(Single Malt Scotch Whisky)라고 하죠. 이후 많은 블렌더들의 검사 과정을 거친 후에 병에 넣습니다.

(블렌디드 위스키와 싱글 몰트 위스키. 레이블 표기를 참조하세요) 

4. 영국에서 생산하는 다른 위스키로 아일랜드에서 나오는 아이리쉬 위스키(Irish Whisky)가 있습니다. 아이리쉬 위스키는 몰트와 기타 잡곡을 주원료로 만들며 아일랜드산 감자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몰트를 쓸 땐 발효에서 증류까지는 스카치위스키와 거의 같지만, 피트로 훈연하지 않는 점이 다릅니다. 감자는 발효할 때 뿜어내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쇠통에 넣어서 감자 썩는 냄새를 뺀 다음 오크통에 옮겨 저장합니다.

5. 위스키는 40~43% 정도의 순수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이 마시기엔 좀 독합니다. 서양 사람과 달리 알코올 분해량이 1시간에 청주 한 컵 정도인 한국인의 평균 체질에는 별로 맞지 않죠. 의학적으로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