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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프랑스 와인 이름의 샤토와 도멘

까브드맹 2018. 3. 18. 05:00

프랑스 와인의 레이블에서 많이 보이는 "샤토(Chateau)"라는 단어는 보르도(Bordeaux) 와인이나 와인 생산자에게 흔히 붙는 이름입니다. 샤토는 성(城, castle)을 뜻하는 단어로 포도원에 건설된 양조장이 포함된 큰 저택을 일컫는 말입니다. 샤토 중에는 규모가 꽤 크고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것은 성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작은 것도 있습니다. 또 메독(Medoc) 2등급 와인인 샤토 레오빌 바르통(Ch. Leoville Barton)처럼 아예 건물이 없는데도 샤토란 이름이 붙는 것도 있죠.

샤토 레오빌 바르통. 레이블에는 샤토가 그럴듯하게 그려졌지만, 여기에선 와인을 만들지 않습니다.
(레이블에는 샤토가 그럴듯하게 그려졌지만, 여기에선 와인을 만들지 않습니다.)
샤토 랑고아 바르통. 레오빌 바르통도 여기에서 만듭니다.
(샤토가 없는 샤토 레오빌 바르통은 이웃에 있으며 같은 바르통 가문의 소유인 샤토 랑고아 바르통(Ch. Langoa-Barton)에서 양조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보르도 포도원에는 크건 작건 샤토가 있으며, 샤토의 이름을 붙인 와인을 만드는 것이 이 지역의 특징입니다.

반면에 보르도 와인과 함께 나란히 명성 높은 부르고뉴(Bourgogne)에서는 '샤토'란 명칭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부르고뉴에도 포도밭에 양조장이 딸린 저택이 있는데 왜 샤토란 이름을 쓰지 않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대신 부르고뉴에서는 와인 생산자란 의미인 '도멘(Domaine)'을 쓰는 곳이 많죠. 그래서 와인 레이블에 '샤토(Chateau)'란 단어가 들어가면 '보르도_Bordeaux' 와인, '도멘(Domaine)'이란 단어가 들어가면 '부르고뉴(Bourgogne)' 와인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만! 100%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예외 없는 법칙은 없다고, 보르도 와인 중에도 도멘이란 명칭을 사용하는 와인 생산자가 꽤 됩니다. 그리고 부르고뉴의 와인 생산자 중에도 샤토란 명칭을 쓰는 곳이 있고요. 그래서 보르도 와인이냐 부르고뉴 와인이냐 하는 것을 정확히 판별하려면 AOC(Appellation d'Origine Controlle) 규정에 따른 지역 명칭을 확인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프랑스 와인 레이블에서 아펠라시옹(Appellation)과 꽁트롤레(Controlle) 사이에 쓰인 단어(d'Origine 부분에 해당)가 바로 그 와인을 만든 지역의 이름입니다. 그 명칭을 확인하면 어디에서 만든 와인인지 정확히 알 수 있죠. 다만 지역명을 알 수는 있지만, 그곳이 보르도인지 부르고뉴인지 론인지는 별도로 파악해야 합니다.

도멘 도피악
(보르도 타입의 병에 도멘이라는 명칭이 들어가지만, 지역은 꼬또 뒤 랑그독(Coteaux du Languedoc)으로 남부 프랑스 와인입니다. 이래저래 프랑스 와인은 복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