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일반

[수다] 와인 가격과 품질

까브드맹 2018. 3. 18. 01:00

와인은 가격이 굉장히 다양한 술입니다. 싼 것은 보통 1만~1만5천 원대로 구매할 수 있으며 아주 싼 것은 5천 원에 살 수도 있죠. 가끔 와인 장터에서 단돈 천 원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반대로 비싼 것은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릅니다. 보르도 메독 지역의 5대 샤토는 빈티지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가격에 팔립니다. 지롱드강을 사이에 두고 메독의 건너편에 있는 뽀므롤에서 만드는 샤토 페트루스(Chateau Petrus)나 르 뺑(Le Pin) 같은 와인은 가격이 수백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죠.

샤토 페트루스
르 뺑

제일 비싼 것은 부르고뉴의 최고급 와인인 로마네 꽁띠(Romanee-Conti)인데, 이 와인은 가격이 천만 원을 넘어갑니다.

DRC 로마네 꽁티

살면서 이런 고급 와인을 마실 기회가 올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싼 와인이 아니라도 가격과 비교해서 품질이 좋은 와인을 자주 마실 수만 있어도 복 받은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와인은 이렇게 가격이 매우 다양합니다.

와인은 품질도 천차만별입니다. 어떤 와인은 자꾸 마시고 싶어서 저도 모르게 손이 갑니다. 하지만 한 잔 맛본 후엔 더 마시고 싶지 않지만, 돈이 아까워서 눈물 흘리며 억지로 마시는 와인도 있죠.

그런데 품질과 가격이 정비례해서 1만 원짜리보다 1만5천 원짜리가 당연히 더 맛있다면 가진 돈에 맞춰 와인을 구매하면 되므로 살 때 골치 아플 일이 없을 겁니다. 문제는 와인 가격과 품질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거죠. 1만 원짜리 와인과 10만 원짜리 와인은 품질의 우열이 명확합니다. 10만 원짜리 와인의 맛과 향이 1만 원짜리보다 10배나 뛰어나진 않지만, 훨씬 나은 것은 누구나 마셔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2만 원짜리보다 3만 원짜리 와인의 맛이 늘 좋지는 않습니다. 가격 차이가 있어도 맛이 비슷하거나, 때때로 3만 원짜리보다 2만 원짜리 와인이 더 맛있는 일도 종종 일어나죠. 제 경험으로는 보통 가격이 2~4만 원대인 와인에서 이런 일이 많더군요. 그래서 와인을 고를 때 이런 가격 역전현상(?)이 항상 애로사항이 되어서 "이 와인은 매겨진 가격만큼의 맛과 향을 보여줄 것인가?"라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저는 3만 원대의 품질을 보여주는 10만 원대 와인보다 2만 원대의 품질을 보여주는 1만 원대 와인이 더 좋은 와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일 좋은 와인은 가격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품질을 보여주는 와인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