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소유주가 바뀌어도 더욱 발전하는 수퍼 투스칸 - Ornellaia 2013

까브드맹 2017. 11. 29. 07:00

오르넬라이아 2013

오르넬라이아(Ornellaia) 2013은 토스카나 볼게리(Bolgheri) 지역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메를로(Merlot),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포도를 사용해서 만든 슈퍼 투스칸(Super Tuscan) 와인입니다.

1. 테누타 델 오르넬라이아(Tenuta dell Ornellaia)

안티노리 가문의 로도비코 안티노리 후작(Marchese Lodovico Antinori)은 1981년 매우 특별한 와이너리를 만들려고 결심합니다. 그는 어머니로부터 상속받은 토스카나 볼게리의 땅에 포도원을 만들고 이탈리아 포도 대신 볼게리의 특별한 떼루아에 맞는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까베르네 프랑, 쁘띠 베르도를 심었습니다. 그가 이탈리아 와인이 아닌 프랑스 보르도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는 포도원을 가꾼 것은 그의 사촌 니콜로 인치자(Nicolò Incisa)의 사시까이아와 그의 큰형 삐에로 안티노리(Piero Antinori)의 솔라이아와 경쟁할 만한 와인을 만들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걸작 슈퍼 투스칸 오르넬라이아를 생산하는 테누타 델 오르넬라이아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오르넬라이아의 역사는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1999년에 미국의 로버트 몬다비(Robert Mondavi) 사가 와이너리 지분의 일부를 구매했고, 2002년에는 나머지 지분도 인수했습니다. 그 후 로버트 몬다비 사가 전체 지분의 절반을 프레스코발디(Frescobaldi) 사에 매각해서 공동 운영을 하게 됩니다. 2005년 봄에 로버트 몬다비 사가 글로벌 주류기업인 콘스텔레이션 브랜드(Constellation Brands)로 합병되면서 프레스코발디가 로버트 몬다비가 가진 지분을 모두 사들이면서 오르넬라이아의 새 주인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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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기간에 안티노리에서 몬다비로, 다시 프레스코발디로 소유주가 바뀌었지만, 오르넬라이아의 스타일이 바뀌거나 품질이 떨어지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장인 정신과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뛰어난 와인을 만들면서 발전했습니다. 1985년에 첫 빈티지를 만든 오르넬라이아는 1987년에 현대적인 시설을 구축했습니다. 또한 볼게리 북쪽의 벨라리아(Bellaria)에 있는 56헥타르의 포도밭을 구매해서 와이너리를 확장했죠.

현재 오르넬라이아의 포도밭은 두 곳입니다. 하나는 창립 당시의 오르넬라이아 포도밭으로 오래된 포도나무를 재배합니다. 오르넬라이아 포도밭에선 1986년부터 7헥타르의 구획에서 재배한 메를로로 또 다른 슈퍼 투스칸 와인을 생산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Merlot"라고 레이블에 표시했지만, 다음 해부터 "마제토(Masseto)"라는 이름을 붙였죠. 마제토의 인기와 가격이 점차 올라가서 오르넬라이아를 넘어서자 2012년에는 와이너리 이름을 테누타 델 오르넬라이아에서 오르넬라이아 & 마제토(Ornellaia e Masseto)로 변경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벨라리아(Bellaria) 포도원으로 해발 50~120m에 있으며 비교적 나이가 어린 포도나무를 재배합니다.

두 포도밭의 포도 재배 비율은 까베르네 소비뇽 38헥타르, 까베르네 프랑 12 헥타르, 메를로 38헥타르, 쁘띠 베르도 7헥타르,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2.5헥타르, 비오니에(Viognier) 0.5헥타르, 쁘띠 망상(Petit Manseng) 1헥타르입니다.

 

 

2. 오르넬라이아 2013

오르넬라이아 2013에 사용한 포도의 비율은 까베르네 소비뇽 45%, 메를로 38%, 까베르네 프랑 10%, 쁘띠 베르도 7%입니다. 오크통 숙성은 새 바리끄와 중고 바리끄를 7:3으로 사용했고, 온도 조절이 되는 오르넬라이아의 저장고에서 18개월 동안 저장했습니다. 처음엔 품종별로 만든 와인을 12개월간 따로 숙성했고, 혼합한 다음 6개월간 추가 숙성했죠. 병에 담은 후에도 12개월간 숙성해서 숙성 기간은 모두 30개월입니다.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93점,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 96점, 제임스 서클링(James Suckling) 98점을 받았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심은 루비색이나 테두리는 가넷빛이 조금 나타납니다. 처음엔 초콜릿과 그을린 향이 조금 나오고, 타임(thyme) 향도 풍깁니다. 점점 힘차게 올라오는 향과 알코올 때문에 코가 후끈해지고, 커피와 동물성 향, 두엄 같은 비옥한 흙냄새가 퍼집니다.

실로 진하고 쫀쫀하며 강합니다. 아주 묵직한 풀 바디 와인으로 웅장한 느낌을 줍니다.

 

 

강하고 매력적인 산미와 떫은 탄닌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그을린 풍미와 뻣뻣한 나무 풍미 때문에 쓴맛이 났고, 타임 같은 허브 풍미도 나옵니다. 블랙베리와 블랙 체리,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 풍미도 있지만, 다른 풍미가 더 강합니다. 아주 훌륭한 와인이지만, 숙성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애석합니다. 최소 5년에서 10년 정도 더 보관해 뒀다가 마신다면 더욱 황홀한 맛과 향을 보여줄 겁니다. 길게 이어지는 여운에선 나무와 그을린 나무, 타임 같은 허브, 검은 과일 느낌이 남습니다. 산도는 아주 좋으나 탄닌은 너무 이릅니다. 하지만 잠재력이 무궁무진합니다.

어울리는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안심과 등심, 양 갈비, 비프스튜,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가격 상관없이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7년 10월 27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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