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달고 시고, 끝맛에 약간 쌉싸름한 루아르 화이트 - Domaine de Vaugondy Vouvray Lh. Lerdriaux 2003

까브드맹 2016. 11. 22. 06:00

도멘 드 보공디 Lh. 레르드리오 2003

도멘 드 보공디 Lh. 레르드리오(Domaine de Vaugondy Vouvray Lh. Lerdriaux) 2003은 도멘 드 보공디(Domaine de Vaugondy)가 부브레의 슈냉 블랑(Chenin Blanc)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도멘 드 보공디

프랑스 서북부의 루아르 밸리에 있는 뚜렌(Touraine)은 최적의 포도 재배와 와인 생산지이며, 그 중심지는 부브레(Vouvray)입니다. 4세기에 마르무티에 수도원(Marmoutier monastery)의 수도승들이 부브레에 포도원을 설립한 후 1936년에 AOC 생산지로 인정받기까지 수 백년 동안 피노 드 라 루아르(Pineau de la Loire)라고도 부르는 슈냉 블랑 포도는 뛰어난 맛과 품질로 오랫동안 부브레의 대표 품종으로 인정받아 왔습니다.

부브레의 베르누 쉬르 브렌(Vernou-sur-Brenne) 마을에 있는 도멘 드 보공디는 약 8헥타르의 포도밭을 경작합니다. 토양이 대부분 규질 점토로 이뤄진 보공디 계곡은 햇빛에 많이 노출되면서 자연재해로부터 잘 보호받는 곳입니다. 이곳의 떼루아는 슈냉 블랑 포도의 특성을 드러내기에 알맞죠. 도멘 드 보공디 와인은 개성과 강도 측면에서 부브레 와인의 DNA를 잘 표현합니다. 이는 도멘 드 보공디의 와인 생산자들이 토양과 포도나무를 존중하고 관심을 기울인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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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멘 드 보공디에서는 5종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탱크에서 숙성하는 드라이와 오프-드라이, 스위트 부브레 와인, 그리고 전통적인 방식으로 병에서 숙성하는 드라이와 오프-드라이 부브레 와인이죠. 도멘 드 보공디 Lh. 레르드리오는 탱크에서 숙성하는 스위트 부브레 와인입니다.

레르드리오는 부브레 와인의 화려한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레르드리오는 작황이 매우 좋은 해에만 만들며 이때 슈냉 블랑의 포도알은 태양빛이 가득한 날씨 속에서 당분을 잔뜩 머금게 됩니다. 와인 생산자는 최고의 포도즙을 얻기 위해 손으로 포도를 수확한 다음 잘 익은 포도알을 골라냅니다. 와인은 탱크에서 6개월 동안 숙성된 후에 병에 담기며, 향후 수십 년 동안 보관할 수 있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아주 진한 레몬색으로 맑고 깨끗합니다. 깨끗하고 진한 향을 풍깁니다. 레몬과 사과, 덜 익은 파인애플, 청포도, 모과 같은 과일 향과 미네랄, 풋과일에서 풍기는 풋내가 나옵니다. 시간이 지나면 허브와 꼬리꼬리한 꿀 향도 살짝 퍼집니다.

부드럽고 제법 진하며, 무게도 있어서 입을 채우는 듯한 느낌입니다.

첫맛은 달고 신맛이 강하게 느껴지며, 끝에선 약간 쌉싸름한 맛이 납니다. 풋과일을 먹을 때 느끼는 그런 쌉싸름한 맛이죠. 레몬과 사과, 덜 익은 파인애플 풍미가 강하며 청포도와 모과 풍미도 살짝 나옵니다. 빈티지가 너무 오래되어서 와인의 활력이 조금 떨어지는 것이 흠이네요. 늦은 나이의 여인이랄까... 톡톡 튀는 생동감은 없지만 차분한 인상을 줍니다. 만약 2008이나 2009 빈티지였다면 더욱 맛있었을 겁니다. 제법 길게 이어지는 여운은 느낌이 괜찮습니다. 뒤에 남는 쌉싸름한 맛이 은근히 기분 좋군요.

향, 질감, 맛, 여운의 4요소가 균형을 잘 이룹니다. 다만 빈티지가 오래되어 힘이 빠진 것이 안타깝습니다.

단맛이 있고 산도가 높아서 매콤하게 요리한 음식이라면 뭐든 잘 맞습니다. 마시는 동안 떠오른 음식은 양념통닭, 깐풍기, 궁보기정, 매운탕 등등입니다. 생산자는 식전주로 마셔도 좋지만 푸아 그라나 생강빵, 무화과 조림 등과 함께 마시면 더욱 좋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6월 3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