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최고의 가성비를 갖춘 뗌프라니요 와인 - Anciano Gran Reserva 2004

까브드맹 2015. 12. 21. 15:50

안시아노 그랑 레세르바 2004

안시아노 그랑 레세르바(Anciano Gran Reserva) 2004는 보데가 나발론(Bodegas Navalon)이 발데페냐스(Valdepenas)에서 자라는 수령 30년 이상의 뗌프라니요(Tempranillo)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안시아노 그랑 레세르바 2004

"Anciano"는 영어로 Old Man, 즉 노인을 뜻하는 스페인어입니다. 보데가 나발론은 스페인의 발데페냐스에서 20세기 초부터 포도밭을 경작하며 와인을 생산해 왔으며, "안시아노"란 브랜드는 자신들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기 위해서 지은 이름 같습니다.

발데페냐스는 ‘Valley of Rocks’, 즉 바위 계곡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곳의 토양엔 자갈과 돌이 많고, 이들은 낮에는 열기를 흡수했다가 밤에 뿜어냅니다. 이를 통해 포도는 밤낮으로 무르익게 되죠. 땅속 깊이 깔린 석회암과 진흙 층은 포도나무가 낮의 열기에 지치지 않도록 수분을 공급해 줍니다. 아울러 해발 700m의 고도와 연간 2,500 시간 이상의 일조량, 낮은 강수량은 와인용 포도가 자라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안시아노 그랑 레세르바는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온도조절이 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하여 만듭니다. 발효 후에는 스페인 와인의 전통에 따라 오크통에서 최소 24개월, 병에서 8년간 숙성한 후 판매합니다. 스페인 와인의 등급 규정에 관한 정보는 하단에 있는 링크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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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만든 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주 진한 루비색이며 약간 어두운 기운이 있습니다.

서양 자두 같은 검붉은 과일 향이 강하고 오크 숙성을 통한 나무 향도 진하게 섞여 있습니다. 블랙체리와 블랙베리 향이 느껴지고 무르익은 딸기향도 살짝 나옵니다. 싱그러운 풀과 허브 향도 있습니다. 과일 향은 풍부하지만 다른 향은 두드러지지 않네요. 후반부에 담배 향도 나오지만 별로 인상적이진 않습니다. 싱그럽고 달콤한 검붉은 과일 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슬슬 풍기는 은은한 나무 향이 오래도록 지속됩니다.

입안 가득 탄닌 기운이 풍성합니다. 부드럽게 잘 숙성된 탄닌이 전체적으로 둥글고 우아하며, 묵직한 질감을 지닌 풀 바디 와인입니다.

드라이하지만 서양 자두의 단 풍미가 입안 가득 차오릅니다. 신선한 산미가 가득해서 잘 익은 검붉은 과일을 씹는 듯한 느낌입니다. 맛있는 와인이나 풍미가 검붉은 과일 위주로 단조로운 것이 아쉽군요.

 

 

강도는 자극적이지 않고 생기발랄한 기운을 전해주는 정도입니다. 그냥 먹어도 좋고 다양한 음식과 함께 마시기에도 무난합니다. 쾌활한 성격을 지닌 여기저기 잘 어울리는 30대 같은 와인이군요. 여운은 길지만 이어지는 풍미는 단조롭습니다.

풍부하고 잘 익은 탄닌, 싱그럽고 생기 발랄한 신맛, 13%의 적당한 알코올이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줍니다.

쇠고기나 양고기는 물론이고 돼지고기, 닭고기, 칠면조 같은 백색육과 먹어도 좋습니다. 치즈가 잔뜩 올라간 피자나 크림소스를 얹은 파스타도 좋은 짝이 될 거고요. 불고기나 갈비 같이 양념한 고기요리와 함께 해도 잘 어울릴 와인입니다. 생산자가 권하는 어울리는 음식은 야생 조류 고기, 로스트비프, 그릴에 구운 적색육, 숙성된 치즈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5년 3월 14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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