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농익은 검붉은 과일향, 허나 약간 아쉬움이 남는 - Domaine Confuron Cotetidot Chambolle Musigny 2010

까브드맹 2015. 4. 7. 07:00

도멘 꽁휘롱 꼬테디도트 샹볼 뮈지니 2010

1. 샹볼 뮈지니(Chambolle Musigny)

샹볼 뮈지니는 부르고뉴 꼬뜨 드 뉘(Côte de Nuits)의 와인 생산지입니다. 지역 안에 그랑 크뤼 포도밭인 뮈지니(Musigny)와 본 마르(Bonnes Mares)가 있죠. 이 밭들은 비록 샹볼 뮈지니 마을에 있지만 독자적인 AOC로 분류되어 와인 레이블에 각 포도밭의 이름이 붙습니다. 그 외에 샹볼 뮈지니란 명칭을 레이블에 붙일 수 있는 25개의 프르미에 크뤼 포도밭이 있죠. 2008년 기준으로 포도밭 면적은 152.23헥타르였고 여기에서 6,044 헥토리터의 와인이 생산되었습니다. 이를 병으로 바꾸면 약 80만 병이 됩니다.

그랑 크뤼 포도밭인 뮈지니에서는 피노 누아(Pinot Noir)를 사용한 레드 와인과 샤르도네(Chardonnay)를 사용한 화이트 와인을 함께 생산합니다. 뮈지니는 꼬뜨 드 뉘에서 유일하게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그랑 크뤼 밭으로 유명합니다. 뮈지니 레드 와인을 만들 때에는 샤르도네와 피노 블랑(Pinot blanc), 피노 그리(Pinot gris)를 합쳐서 15%까지 쓸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는 와인 생산자는 거의 없습니다. 오로지 피노 누아만 사용할 뿐이죠. 또 다른 그랑 크뤼 포도밭인 본 마르와 프르미에 크뤼 포도밭에선 피노 누아를 사용한 레드 와인만 생산됩니다.

25개의 프르미에 크뤼 밭 중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신의 물방울에도 나왔던 ‘레 자무레즈(Les Amoureuses)’와 ‘레 샤름(Les Charmes)’입니다. 각각 ‘사랑’과 ‘매력’이란 말뜻을 지닌 두 밭에선 최고의 프르미에 크뤼 등급 샹볼 뮈지니 와인이 생산되죠. 특히 레 자무레즈는 뮈지니 와인과 매우 비슷한 맛과 향을 갖고 있어서 종종 그랑 크뤼 와인과 비슷한 가격이 붙기도 합니다.

샹볼 뮈지니의 포도 수확량은 헥타르당 40 헥토리터로 제한되어 있고, 최소 알코올 함유량은 마을 단위 등급 와인은 10.5%, 프르미에 크뤼 등급 와인은 11%입니다. 샹볼 뮈지니의 레드 와인은 꼬뜨 드 뉘의 레드 와인 중 가장 여성적인 와인으로 강인함보다 꽃 향기가 나는 우아한 스타일로 묘사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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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멘 꽁휘롱 꼬테디도트 샹볼 뮈지니(Domaine Confuron Cotetidot Chambolle Musigny) 2010

본(Vosne)에 있는 도멘 꽁휘롱 꼬테디도트는 19세기 중반부터 와인을 생산해 온 가족 경영 도멘입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쟝-쟈크 꽁휘롱의 막내 조카인 자크(Jack)입니다. 그는 숱한 찬반 속에서 오랫동안 지켜온 전통을 새로운 아이디어와 결합하여 조심스럽게 혁신을 이끌어낸 인물이죠.

자크는 옳다고 생각하는 일은 두려워하지 않고 실행으로 옮겼고, 그의 근본적이고 용기 있는 결정들은 농업경제학자이자 양조학자인 가이 아카드(Guy Accad)의 도움을 받아서 이루어진 것입니다. 1977년에서 1990년 사이에 아카트의 조언을 따라 꽁휘롱은 언덕(Cote)에서 포도 경작을 시작한 최초의 도메인 중 하나가 되었고, 언덕에서 자란 포도로 더 좋은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게 되었습니다.

이 와인은 햇볕을 잘 받는 경사면에 있는 포도밭에서 일일이 손으로 수확한 피노 누아로 만들었습니다. 자갈과 모래, 진흙, 석회질 토양이 골고루 섞여있는 밭은 배수가 잘 되어서 피노 누아가 자라기에 최적인 환경을 갖췄습니다. 양조 후 오크통에서 22개월가량 숙성했고 새 오크통 비율은 20% 정도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 농도의 퍼플색입니다. 농익은 서양자두 같은 과일과 가지 같은 채소 향을 풍깁니다. 나무 향은 미세하고 향신료 향도 별로 강하지 않습니다. 나중엔 잘 익은 서양 자두와 스위트 스파이스 향이 나옵니다.

전체적으로 풍부하고 부드럽습니다. 하지만 다른 고급 부르고뉴 레드 와인처럼 강인하거나 치밀한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구조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지만 입안 가득 부드럽고 풍성한 검붉은 과일 풍미가 나옵니다. 씁쓸한 식물성 풍미가 있고, 묘하게도 모기향과 비슷한 풍미가 조금 있습니다. 와인의 강도는 평균 이상이지만, 특별한 인상을 주진 않네요. 과숙한 과일 풍미 위주로 다소 단순한 인상을 주며, 복합적인 면이 부족합니다. 여운의 길이는 평균적이고, 느껴지는 풍미도 단순하고 평범합니다.

 

 

산미의 양은 풍성합니다. 그러나 톡톡 살아 숨 쉬는 느낌이 없습니다. 탄닌은 충실하고 부드럽습니다. 알코올 기운도 다소 모자란 듯합니다. 세 요소가 어느 정도 조화와 균형을 이뤄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긴 합니다.

절대적인 품질은 물론 좋지만 여러모로 아쉬운 느낌이 많이 남는 와인입니다. 15명이 함께 시음한 6개의 레드 와인 중 평균 점수로 5위를 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도멘의 본 로마네(Vosne-Romanee) 와인이 1등을 한 걸 보면 도멘의 솜씨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원래 그런 것인지, 아니면 와인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는 다시 한번 시음해 봐야 확실히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고기와 소고기 스테이크, 갈비찜이나 비프 부르기뇽, 소고기 등심과 안심 구이, 숙성 치즈 등과 잘 맞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5년 3월 13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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