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잘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스페인 레드 와인 - Terra Grande Reserva 2008

까브드맹 2015. 1. 13. 07:00

떼라 그랑데 레세르바 2008

1. 보데가스 피케라스(Bodegas Piqueras)

보데가스 피케라스는 1915년 스페인 알만사(Almansa)에 설립된 가족 경영 와이너리입니다. 알만사는 까스띠야 라 만차(Castilla-La Mancha) 지방의 동쪽에 있는 와인 생산지로 레드 와인이 유명한 곳이죠. 국내에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지만 피케라스에서는 미국과 유럽, 호주, 중국 등 전 세계 20개 이상의 국가에 다양한 와인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피케라스에서는 아래와 같이 네 가지 브랜드의 와인을 생산합니다.

① 까스틸로 드 알만사(Castillo de Almansa)

② 마리우스(Marius)

③ 떼라 그랑데(Terra Grande)

④ 발칸토(Valcanto)

떼라 그랑데 와인은 레세르바(Reserva)와 알타 익스프레시온(Alta Expresión) 두 가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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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떼라 그랑데 레세르바(Terra Grande Reserva) 2008

떼라 그랑데 레세르바는 거칠고 황량한 기후에 돌과 석회석이 많은 토양에서 자라는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알만사에서 재배가 허용된 포도는 모나스트렐(Monastrell)과 뗌프라니요(Tempranillo), 가르나차 틴토레라(Garnacha Tintorera) 같은 스페인 품종 외에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메를로(Merlot), 시라(Syrah) 같은 프랑스 품종도 있습니다.

떼라 그랑데 레세르바의 데이터 시트에는 사용한 포도 품종이 명확하게 나와 있지 않지만, "Bordelesa / Bordeaux ÉLITE"라고 표시된 걸 보면 아마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주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

이 와인에 표시된 "Reserva"는 숙성 기간에 따른 등급 표시로 스페인 와인법의 규정에 따라 최소 3년간 숙성했고, 이 기간 중 적어도 1년 이상 오크통 속에서 숙성했다는 뜻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루비색이지만 테두리는 퍼플 빛입니다. 자두와 체리 같은 붉은 과일 향이 주로 나오고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 향도 살짝 풍깁니다. 신선한 과일과 허브향이 어우러지고, 점차 바닐라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와 볶은 견과류, 코코넛의 부드러운 향이 퍼집니다. 과일과 채소, 오크, 스위트 스파이스 같은 레드 와인의 특징적인 향이 골고루 나옵니다.

약간 떫지만 매끄럽고 힘이 있는 탄닌이 매우 좋습니다. 탄닌 느낌이 마치 고운 비단 위에 가는 모래를 약간 뿌려놓은 듯합니다. 뛰어난 탄닌 덕분에 탄탄한 구조와 매끄러운 질감을 함께 갖췄습니다.

첫맛에 풍부한 신맛과 강한 힘을 느낄 수 있습니다. 풍부하고 복합적인 맛과 향이 나와서 마실수록 기분이 좋습니다. 쓴 맛이 약간 있지만 거슬리지 않고 풍부한 맛을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다양한 향이 골고루 나왔던 것과 달리 맛에선 과일 풍미가 두드러집니다. 4년 정도 숙성했지만 아직 마시기엔 이릅니다. 적어도 2년 정도 후라면 더 좋은 맛을 보여줄 겁니다. 마신 후엔 깊이 있는 여운이 길게 이어져 무척 좋습니다.

잘 발달된 탄닌과 풍부한 산미, 알맞은 알코올이 어우러져 균형이 무척 좋습니다. 다양한 향과 과일 풍미 또한 코와 입을 즐겁게 해 줍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2년 5월 11일 시음했습니다.